입맛 따라 바뀐 암 1위..식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해

최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유전학(PLOS Genetic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아이의 비만은 아빠보다는 엄마의 유전자와 식습관에 더욱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의 2600여 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자 및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아이가 어릴 때 섭취하는 음식은 대부분 엄마가 선택하고 조리한 것이다. 이때 엄마가 패스트푸드나 단 음료 등을 자주 섭취하고, 이런 음식을 아이와 함께 나누는 경우, 자연스럽게 아이도 비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유전적 요인만이 아닌, 음식 선택과 조리 방식이라는 생활습관이 아이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가족 내 건강 이슈가 반복되는 사례도 많다. 위암 환자가 직계가족 중에 2명이나 발생한 사례에서는 단순히 유전적 원인뿐 아니라, 가족 간 오랫동안 동일한 식단을 공유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짠 음식을 즐겨 먹는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같은 식습관을 이어가게 되며, 이러한 짠 음식 섭취가 장기간 지속되면 위 점막이 손상되어 위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어릴 적 채소를 기피하는 식습관도 성인이 된 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국에서 파를 건져내는 등의 경험을 한다. 이는 단순한 입맛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파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몸속 염증을 줄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어, 당뇨병 예방에 기여한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채소류를 피하는 습관이 고착되면, 당뇨병이나 각종 대사질환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식습관의 변화는 암 발생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육류를 삶아서 먹는 수육 형태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고기를 바싹 굽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고기를 구울 때 생기는 탄 부위에는 발암물질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를 자주 섭취할 경우 대장암이나 위암의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서만 대장암이 3만 3158건 발생해 전체 암 가운데 2위를 기록했고, 갑상선암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대장암은 흔하지 않았던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식습관의 변화가 암 판도를 뒤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식습관이다. 운동이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은 운동만으로 상쇄되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맛있는 음식에 대한 집착보다는 건강을 우선해야 하며, 가족 전체의 식습관이 한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릴 때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채소와 비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질병 예방과 장기적인 건강 유지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