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무색하게 사치품으로 가득한 '北판 이케아' 공개

평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쇼핑 공간으로 알려진 '낭랑 애국 금강관'은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북한판 이케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 쇼핑몰은 가구, 주방용품, 식료품 등을 판매하는데, 제품 디자인이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이케아 제품인지 모조품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램프 등 일부 상품은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포장이 동일하고 명칭도 같았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쇼핑몰 내에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매장 '리저브'를 모방한 커피숍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 리저브'라는 이름의 이 커피숍은 스타벅스 로고의 별 대신 알파벳 'M'을 변형한 심볼을 사용하고 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이곳에서 커피 3잔에 25달러(약 3만 4천원)를 지불했다며 "평양은 물가가 비싸다"고 전했다.
북한의 결제 시스템도 예상외로 현대화되어 있다. 지난 4월 평양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스웨덴 출신 홍콩 거주자 요한 닐랜더는 북한에서 대부분의 결제가 휴대전화로 이루어진다고 증언했다. 그는 "물과 주스를 파는 노점상도 현금보다 QR코드 결제를 선호했다"며 "북한 주민들도 영상, 메시지, 택시, 쇼핑 앱 등 서방과 유사한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최근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호화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러시아 관광객 다리야 주브코바는 이곳을 "그림처럼 완벽하게 꾸며진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미국, 일본, 중국산 맥주를 마시며 해변에서 바비큐를 즐겼고, 해산물과 구운 고기 등 풍부한 음식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리조트 내 쇼핑센터에서는 러시아에서 치수가 없어 구매하지 못했던 어그 부츠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주브코바는 1주일짜리 관광상품에 1,400달러(약 194만 원)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서구식 소비문화의 존재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외국 기업은 북한에 사치품을 유통하거나 합작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스타벅스는 공식적으로 북한에 매장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케아 역시 "지식재산권 침해를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러한 증언들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속에서도 북한 내 특권층을 중심으로 서구식 소비문화가 은밀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것처럼 보이는 북한 내부에 현대적 소비 공간과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북한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다.